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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IS 포커스] 1~3회 타점·출루율 최하위...추격만 하는 롯데 '헛심 야구'

추격만 한다. 롯데 자이언츠가 헛심만 쓰는 이유는 결국 승부처 집중력 저하 탓이다. 롯데는 지난 14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5-7로 패했다. 선발 투수 나균안이 4이닝도 채우지 못했고, 타선은 경기 중반 승부처에서 번번이 득점 기회를 놓쳤다. 롯데는 지난주 치른 삼성 라이온즈와의 3연전, 키움 3연전에서 모두 패했다. 시즌 전적 4승 14패를 기록, 승률 0.222로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롯데는 이 경기에서 몇 번이나 기세를 잡을 기회가 있었다. 상대 선발 투수는 신인 좌완 손현기. 구위는 좋지만 제구력은 따라주지 않는 투수였다. 2회 초, 전준우와 정훈이 연속 볼넷으로 출루했고, 1사 뒤 이학주가 볼넷을 얻어내며 만루를 만들었지만, 김민성이 내야 뜬공, 유강남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나마 손현기 상대로는 4회 초 2점을 내며 추격했지만, 6회 더 답답한 장면이 나왔다. 1사 뒤 상대 야수 실책과 볼넷, 야수 선택으로 만든 만루 기회에서 유강남이 6(유격수) 4(2루수) 3(1루수) 병살타로 물러났다. 2-5로 지고 있던 5회 말 2점을 더 내준 뒤 바로 추격을 해야 경기 후반 동점이나 역전을 노려볼 수 있었지만, 5점 밀린 채 8회를 맞이했다. 롯데는 키움 2년 차 투수 윤석원과 주승우를 상대한 8회 초 공격에서 2점을 추격했고, 9회도 2사 1루에서 최항이 문성현을 상대로 적시 2루타를 치며 2점 차까지 추격했지만, 이어진 2사 1·3루에서 주자 손호영이 도루에 실패하며 그대로 패했다. 스코어만 보면 접전 승부였던 것 같지만, 경기 내내 끌려가고 분위기를 바꿀 기회를 놓친 졸전이었다. 이런 경기가 꽤 많다. 지난달 24일 SSG 랜더스와의 개막 2연전 2차전에서도 0-6, 6점 차로 맞이한 9회 초 공격에서 빅이닝을 만들며 6-6 동점을 만들었지만,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패했다. 3월 31일 NC 다이노스전에서도 5회까지 0-5으로 지고 있다가 6·7회 동점을 만들었고, 다시 8회 수비에서 2점을 내준 뒤 8회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불펜진이 또 연장 11회 1점을 내주며 7-8로 패했다. 불펜 난조만큼 초반 기세 싸움에서 득점을 하지 못해 주도적으로 경기를 끌고 가지 못하는 점이 문제다. 상대는 점수 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거나 패전조 투수를 쓰기 때문에 '추격'을 한 자체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6연패째를 당한 14일 키움전도 6회까지 수 많은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게 가장 큰 패인이었다. 롯데는 15일 기준으로 1~3회 타점(14개)이 10개 구단 중 가장 적고, 출루율(0.294)도 가장 낮다.현재 롯데의 공격력을 고려하면, 1·2회라도 희생번트 작전으로 '1점 짜내기' 공격을 지향해야 할 것 같다. 그만큼 득점 응집력, 승부처 집중력이 부족하다. 사실 지난 시즌에도 비슷한 경기력을 보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15 15:00
스포츠일반

로드FC 두 체급 챔피언 김태인 “황인수와 대결? 지겹다, 사랑하는 친구다”

로드FC 두 체급 챔피언이 된 김태인(30, 로드FC 김태인짐)이 해외 경기에 대한 뜻을 전했다.김태인은 지난 1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개최된 굽네 ROAD FC 068 (대회장: 아키우노 종합건설 박준혁 대표)에서 일본의 ‘코리안 킬러’ 세키노 타이세이(23, FREE)를 꺾고, 초대 헤비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로써 김태인은 ‘라이트 헤비급’과 ‘헤비급 챔피언’에 오르며 두 체급을 석권했다.경기는 1라운드에 끝났다. 초반에 타이세이가 펀치를 적중, 유리하게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김태인이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결국 승리를 따냈다.경기 후 김태인은 “초반에 (상대 주먹에) 걸렸다. 걸리고 나서 아차 싶었다. 힘내라는 지인들 목소리에 힘이 났다. 경기하기 전에 인수가 ‘태인아 원래 스파링 하던 대로 하면 네가 그냥 이긴다. 가지고 논다’고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흥분했다. 챔피언이 돼서 좋긴 한데, 경기력이 창피하기도 하다. 원래의 실력이 너무 안 나왔다. 흥분해서 막 싸움을 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김태인의 경기력이 평소보다 떨어진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체급을 월장했기 때문, 두 번째는 부상이다.김태인은 원래 –93kg 라이트 헤비급에 출전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120kg 헤비급 타이틀전을 치렀다. 계체량에서 106kg를 기록, 평소보다 13kg이 더 무거웠기에 스피드, 체력이 모두 저하될 수밖에 없었다.갑작스러운 부상도 한몫했다. 계체량과 기자회견에서 두 번이나 타이세이와 몸싸움이 일어났는데, 기자회견에서의 몸싸움에서 무릎 부상을 당했다. 부상으로 인해 김태인은 제 컨디션이 아니었고, 진통제로 버틸 수밖에 없었다.이에 대해 김태인은 “계체량 때 미는 건 할 수 있다. 그때 타이세이가 (밀려서) 자존심이 상했는지 기자회견 때 뒷목 잡고 무릎으로 꺾다가 돌렸다. 내가 원래 무릎이 안 좋았는데 돌아가더라. 그래서 진통제를 먹고 참고 경기했다. 이겨서 다행이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부끄럽다”고 말했다.김태인이 승리하며 다시 나온 것이 바로 ‘미들급 챔피언’ 황인수와의 대결이다. 두 선수는 체급이 다르지만 팬들이 항상 국내 최고의 선수를 뽑을 때 거론된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황인수와의 대결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이에 김태인은 “(황인수와 대결하는지 물어보는 질문이) 지겹다. 너무 사랑하는 친구고,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내 옆에 있어 준 친구다. 친구가 그런 일이 있으면 나도 그럴 거다. 파이터이기 전에 사랑하는 친구다. 그게 전부”라고 답했다.황인수와의 대결은 없지만, 해외 강자들과의 대결은 원했다. 국내가 아닌 해외 선수들과 싸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싶기 때문.김태인은 “아직은 계획이 없다. 대회사에서 붙여주는 상대와 싸우겠다. 로드FC 넘버링 뛰는 선수들 파이트머니 다 합쳐도 내 파이트머니보다 안 될 것이다. 계속 (내 가치, 실력을) 증명하겠다. 헤비급이나 무제한급 토너먼트 활성화 시켜주시고, 그게 안 되면 라이진FF로 원정 가서 싸우겠다”고 말했다.김희웅 기자 2024.04.15 01:05
프로축구

[IS 수원] 염기훈 “1위 하면 선수들 자신감↑”…이장관 “수원의 조직 허점 알고 있다”

수원 삼성과 전남 드래곤즈의 두 사령탑이 맞대결을 앞두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수원과 전남은 10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2 2023 6라운드를 치른다. 수원과 전남(이상 승점 9)은 각각 리그 3, 2위를 마크하고 있다. 두 팀의 맞대결과 같은 시간 열리는 FC안양과 부천FC1995의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표 상단이 요동칠 수 있다.‘무패 우승’을 외친 수원은 승패를 반복하고 있다. 지난 7일 충북청주FC를 꺾으며 분위기를 반전했지만,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이 숱하다. 특히 골 결정력(5경기 5골)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장관 감독 체제 3년 차에 접어든 전남은 올 시즌 쾌조의 출발을 끊었다. 충북청주와 개막전에서 졌지만, 이어진 세 판을 내리 이겼다. 4경기에서 단 1실점만 내준 전남은 후방이 단단하고 짜임새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기 전 염기훈 수원 감독은 “훈련 자체를 잘 못했다. 이틀 만에 경기라 회복에 중점을 뒀다. 훈련이 없다 보니 미팅이 길어졌다”며 “빌드업 과정에 관해 이야기했다. 상대가 우리를 어떻게 압박하는지와 빌드업 방법에 관해 이야기했다. 풀어나가는 방법을 연구했다”고 말했다.염기훈 감독은 상대 전남의 저력을 인정했다. 그는 “전남은 서로가 끈끈하고 믿는 것이 보인다. 우리도 팀으로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우리도 골 넣을 찬스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격수들이 크로스, 슈팅 타이밍에 주저하는 모습이 있었는데 과감하고 단순한 모습이 나와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선수들이 오늘은 단순하고 간결하게 마무리하는 모습이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원은 K리그2에서 나름 무난하게 항해하고 있지만, 경기력은 썩 만족스럽지 않다. 염기훈 감독은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찾기에는 시간이 계속 필요할 것 같다. 발전하는 모습이 나와야 한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걸 하려고 노력했다. 상대에 맞추기보다 계속 훈련한 것에 관해 노력했다. 지금은 나도 선수들도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많다. 선수들의 힘든 부분을 듣고 훈련 방법을 찾고 있다. 조금씩 좋아질 것 같다”고 전했다. 만약 수원이 전남을 꺾으면, 같은 시간 열리는 안양과 부천의 경기 결과에 따라 선두로 올라설 수 있다. 염기훈 감독은 “생각은 안 해봤다. 전남전만 생각했다”면서도 “1위를 하면 선수들의 자신감이 생길 것 같다”고 했다. 이장관 전남 감독은 ‘대어’ 수원을 상대로 ‘4연승’을 노린다. 이 감독은 “상승세로 가고 있다. 연승을 이어가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라며 입을 뗐다.그는 “수원은 공격 쪽 선수들이 화려하지만, 수비·조직적 부분의 허점을 알고 있다. 이 부분을 노리고 리드를 하면 더 많은 골이 날 수 있다”면서도 “실점하거나 분위기가 돌아가면 2~3골 넣을 수 있는 강한 팀”이라고 인정했다. 올 시즌 전남의 강점은 ‘짠물 수비’다. 이장관 감독은 “작년에 파울을 안 한 팀 중 하나였다. 올해는 우리가 파울, 실점이 가장 적다. 상대 지역에서의 적절한 파울 등 냉철함이 좋아진 것 같다”고 짚었다. ‘에이스’ 발디비아의 득점이 없는 것은 전남의 고민일 만하다. 그러나 이장관 감독은 “골도 골이지만, 스타팅으로 나서지 못하는 마음을 잘 안다”면서 “경기가 많고 우리가 잘 될 수 있도록 활용하고 싶다고 했다. 본인도 수긍하고 있다. 발디비아는 정말 프로페셔널하다. 마음을 편하게 하기 위해 선수와 미팅을 했다”고 밝혔다. 전남과 수원은 2018년 K리그1에서 만난 후 5년 만에 맞대결을 펼친다. 이장관 감독은 “감회가 새롭다”면서도 “염기훈 감독도 좋은 상황이지만, 어려움도 있을 것이다. 1, 2부는 중요하지 않다. 관중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선의의 경쟁을 하면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수원=김희웅 기자 2024.04.10 13:44
배구

"한심했다"...자존감 바닥치고 일어선 정지석, 의미가 다른 챔프전 MVP 수상

정지석(29·대한항공)이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진가를 보여줬다. 정지석은 지난 2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도드람 V리그 남자부 OK금융그룹과의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3차전에 선발 출전, 18득점·공격성공률 50.00%를 기록하며 대한항공의 세트 스코어 3-2 승리를 이끌었다. 1·2차전에 이어 3연승을 거둔 대한항공은 챔프전 정상에 오르며 2020~21시즌부터 4연속 통합 우승을 해냈다.정지석은 3차전 승부처마다 존재감을 보여줬다. 5세트 9-9 동점 상황에서 상대 신호진이 시도한 회심의 백어택을 블로킹해냈다. 토스가 부정확할 때도 특유의 해결사 본능을 보여주며 득점을 만들어냈다. 정지석은 1차전에서도 블로킹 7개 포함 대한항공 선수 중 가장 많은 득점(31)을 올렸다. 1~3차전 합계 59득점·공격성공률 57.50%를 기록한 정지석은 기자단 투표 31표 중 22표를 얻어 챔프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2020~21시즌에 이어 개인 두 번째 수상이다.정지석은 정규리그 MVP만 2번(2018~19·2020~21시즌) 수상한 V리그 대표 공격수다. 그런 정지석이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는 위축됐다. 국가대표팀 일정을 소화하며 당한 허리 부상 탓에 2라운드까지 실전 경기를 뛰지 못했고, 복귀 뒤에도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출전한 24경기에서 192득점에 그치며, 주전으로 올라선 2015~16시즌 이후 최저 기록을 남겼다. 공격성공률도 7시즌 만에 40% 대로 떨어졌다. 정규리그를 돌아본 정지석은 "다른 선수들보다 시작이 늦어서,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팀은 전쟁 중인데 나만 몸을 끌어올릴 생각만 하고 있더라. 나 자신이 '한심하다'라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자책했다. 애써 의연하게 보이려고 했다. 그는 "아직 에이징 커브(나이가 들어서 기량이 저하되는 현상)를 겪을 시기가 아니다. 그런 의심만큼은 하고 싶지 않았다. (임)동혁이와 함께 팀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내가 약한 모습을 보이면 팀이 흔들릴 것 같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그때는 너무 힘들었다"라고 전했다. 정지석은 "네 몸 상태는 이미 (제 실력을 보여줄) 준비가 됐다"라는 동료들의 응원에 힘을 얻었다. 챔프전을 앞두고는 경기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서브를 구사하기 위해 훈련 강도를 높였다. 절치부심한 정지석은 대한항공이 역대 최초 기록(통합 4연패)에 도전한 이번 챔프전에서 비로소 이름값에 걸맞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극적으로 재도약했다. 이제 정지석은 또 다음 목표를 향해 뛴다. 그는 "나태해질 위기마다 팀 선배 (한)선수 형이 '너 아직 (그럴 때) 아니다'라며 채찍질을 해준다. 동기부여는 선수에게 정말 중요하다. 다음 시즌에도 통합 우승을 목표로 달려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대한항공은 정지석과 함께 공격을 이끈 임동혁이 내달 군 입대한다. 공격력 저하가 불가피하다. 이에 정지석은 "(임)동혁이가 돌아올 때까지 팀을 강한 모습으로 지키고 있겠다. 무엇보다 경기력을 다시 끌어올려 내가 잘했을 때 모습을 되찾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04 11:20
프로농구

[IS 스타] MVP의 관록 뽐낸 박혜진 “일방적인 경기는 없어, 흐름은 온다”

여자프로농구(WKBL) 챔피언결정전 통산 최다 최우수선수(MVP) 수상(3회)에 빛나는 아산 우리은행 가드 박혜진이 자신의 명성다운 활약을 펼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우리은행은 통산 12번째 챔프전 우승까지 단 한 걸음만 남겨뒀다.박혜진은 28일 오후 7시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청주 KB와의 우리은행 우리WON 2023~24 여자프로농구 챔프전(5전 3승제) 3차전에서 39분 53초 14득점 9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 팀의 62-57 승리에 힘을 보탰다. 우리은행은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만들며 90.9%(10/11회)에 달하는 우승 확률을 잡았다.이날 경기는 2쿼터까지 KB의 압도적인 우위가 이어졌다. 빈틈없는 지역방어에 이어, 그동안 침묵했던 3점슛마저 터지며 우리은행을 압박했다. 우리은행은 에이스인 김단비와 박지현마저 체력 저하 탓인지 큰 영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하지만 박혜진은 팀이 크게 뒤처진 순간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1쿼터 정확한 중거리슛에 이어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까지 뽐낸 그는 2쿼터에도 이명관과 함께 팀의 공격 침묵을 깨는 득점을 올렸다. 최고 하이라이트는 3쿼터에 나았다. 우리은행이 김단비의 원맨쇼로 추격을 전개하자, 박혜진이 옆에서 그를 보좌했다. 박혜지는 3쿼터 3분 31초를 남겨두고 골밑 득점을 올리며 승부를 2점 차로 만들었다. 이어 1분 56초가 남았을 땐 박지현의 패스를 받아 승부를 뒤집는 3점을 꽂아 넣었다. KB의 16점 리드가 모조리 지워진 순간이었다.KB는 우여곡절 끝에 다시 동점을 만들었지만, 박혜진은 김단비의 패스를 받아 2초를 남겨두고 장거리 3점을 터뜨리며 아산 이순신체육관을 함성으로 채웠다.박혜진은 승부처인 4쿼터엔 수비와 리바운드에 힘을 보탰고, 결국 우리은행이 KB를 제압하며 승전고를 울렸다.승리 뒤 수훈선수로 선정돼 취재진과 마주한 박혜진은 “이겼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전반에 포기를 한 건 아니지만, ‘오늘은 안 되려나’라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털어놓으며 “후반 에너지 레벨을 끌어 올리자고 입을 모았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웃었다. 동시에 “솔직히 이겼다는 게 실감 나지 않는다”라고 재차 말했다.한편 취재진이 3쿼터 마지막 김단비와 득점을 합작한 장거리 3점슛 장면에 대해 묻자, 박혜진은 “사실 연습 때는 감이 나쁘지 않은데, 경기장에서는 별로더라. 그런데 2차전 때 쏴야 할 때 머뭇거린 장면이 있었다. 오늘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잘하는 것부터 하자고 생각했다. 솔직히 코트 위에선 거리감이 짧게 느껴져서 장거리슛에 대한 자신감은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이날 경기는 지난 2차전과는 반대 양상으로 흘렀다. 2차전엔 우리은행이 초반 주도권을 잡았다가, 후반에 무너지며 고개를 떨궜다. 이번에는 그 반대 경우였다. 이에 대해 박혜진은 “단기전에서는 어느 한 팀이 일방적으로 이기기 쉽지 않다. 언젠가는 흐름이 오며, 위기가 닥친다. 2차전 때는 우리가 그 흐름을 대처하지 못한 것이다. 오늘은 초반 위기가 있었지만, 잘 극복해서 KB에 이긴 것 같다”라며 베테랑다운 답변을 남겼다.경기 뒤 위성우 감독은 박혜진의 경기력이 올라온다고 칭찬한 바 있다. 이 메시지를 전하자 박혜진은 “이번 시즌은 정말 이길 수만 있다면 뭐든 좋으니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뛰고 있다”라면서도 “분명 플레이오프(PO)보단 경기력이 올라왔다. 슛을 멀리 던지는 것도 편해진 것 같다. 2경기 남았지만, 무조건 팀이 이기는 것만 생각하겠다”라고 강조했다.한편 상대인 KB는 경기 전 다양한 동기 부여 영상을 시청하며 경기에 임한다. 우리은행은 위성우 감독의 쓴소리가 코트를 가득 채우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취재진이 ‘감독님께서 어떤 얘기를 했는지’라고 묻자, 박혜진은 “2년 전에 0-3으로 허무하게 진 경기를 말씀해 주셨다. 우리끼린 ‘후회 없이 하자’고 했는데, 감독님께서는 ‘밀리면 무조건 죽는다. 후회하는 건 없다’라고 하시더라”라면서 “얘길 듣고 우리도 진다는 생각을 안 하고 들어갔다. 단기전은 흐름이 중요하지 않나. 자신감을 갖고 이기기 위한 경기를 하겠다”라고 말했다.박혜진은 2010년대 우리은행 왕조를 지탱한 슈퍼스타 가드다. 올 시즌엔 개인 사정으로 늦장 합류하고, 부상 탓에 전성기 대비 영향력이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위기마다 소중한 득점과 리바운드를 따내며 WKBL 최다 챔프전 MVP 수상자의 면모를 뽐내고 있다. 박혜진이라는 날개를 얻은 우리은행은 3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4차전에서 승리한다면, 통산 12번째 챔프전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다.아산=김우중 기자 2024.03.28 23:05
배구

'봄 배구에서 개인 최다 득점'...PO 키플레이어로 떠오른 신호진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3위 OK금융그룹이 지난 23일 2위 우리카드와 치른 플레이오프(PO·3전 2승제) 1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 챔피언결정전(챔프전) 진출 확률 88.9%를 잡았다. 지난 시즌까지 18번 열린 남자부 PO에서 1차전 승리 팀이 16번 다음 라운드로 올랐다.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않았던 OK금융그룹 토종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신호진(23)이 PO 1차전을 지배했다. 그는 프로 무대에서 출전한 61경기 중 개인 최다 득점(24)을 올렸다. 박빙 양상으로 흐른 5세트 스코어 6-6과 7-7에서 연달아 오픈 공격을 성공했고, 8-7에서 서버로 나서 우리카드 리시브를 흔들며 OK금융그룹의 2연속 득점을 이끌기도 했다. PO에 선착한 우리카드는 내심 OK금융그룹이 아닌 4위 현대캐피탈을 상대하길 바랐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OK금융그룹에 2승 4패로 밀렸다. 무엇보다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등록명 레오) 봉쇄를 장담할 수 없었다. 신영철 감독과 에이스 김지한 모두 "레오의 강서브를 막기 어렵다"라고 했다. 레오는 V리그 역대 최초로 서브에이스 400개를 돌파한 선수다. 우리카드는 서브 리시브에 가담하는 레프트 포지션 선수를 거듭 바꿔가며 수비 안정을 노렸다. 효과도 있었다. PO 1차전에서 레오의 서브 득점은 1점뿐이었다. 하지만 우리카드는 신호진을 막지 못했다. 정규리그 우리카드전 여섯 경기에서 공격성공률이 51.49%였던 신호진은 PO 1차전에선 무려 70%를 기록했다. 공격점유율은 정규리그와 비슷한 22%대였지만, 더 순도 높은 득점력을 보여주며 OK금융그룹의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뒤 오기노 마사지 OK금융그룹 감독은 "신호진이 1세트 초반 공격 범실을 했을 때 조언을 했더니, 바로 바꾸더라. 체크를 하고 지시를 하면 답을 주는 선수다. PO 1차전에서 정말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라고 극찬했다. 신호진은 202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된 특급 유망주다. 2023년 8월 열린 KOVO컵에서 OK금융그룹의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공격수 기준으로 작은 키(1m87㎝)지만, 점프력과 기동력이 뛰어난 선수로 평가받는다. OK금융그룹은 리그 대표 공격수 레오가 있지만, 그가 체력 저하로 주춤하면 급격히 경기력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봄 배구' 무대에 처음 나선 신호진이 배포 있는 플레이로 공격력 강화를 이끌었다.우리카드는 신호진 봉쇄라는 숙제가 더해졌다. PO 2차전은 25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3.25 07:30
프로야구

박병호·김상수 살린 "하고 싶은 대로 해", KBO MVP도 살리나

"편하게, 하고 싶은 대로 해."KBO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출신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가 타격감을 회복하고 있다. 미국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 초반 타격감이 주춤했던 로하스는 12일 SSG 랜더스와 시범경기에서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로하스는 2020년 KBO 정규시즌 MVP 출신이다. 당시 로하스는 타율 0.349(리그 3위), 47홈런(1위), 192안타(2위), 135타점(1위), 116득점(1위)로 KBO리그를 평정한 뒤 일본으로 진출한 바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의 활약은 실망스러웠다. 2021년 일본 한신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로하스는 두 시즌 동안 149경기 타율 0.220, 17홈런, 37타점의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기고 방출됐다. 올해 KT로 다시 돌아왔지만, 영입 당시 34세의 적지 않은 나이와 일본에서 부진이 우려스러웠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로하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는 일본에서의 부진에 대해 “입단 첫해 코로나19로 늦게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면서 기회를 많이 받지 못했다. 하지만 적은 기회에 비해선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그동안의 부진은 KT로 돌아오기 위한 큰 그림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로하스의 자신감 뒤에는 이강철 KT 감독의 응원이 있었다. 이강철 감독이 "일본에서 (부진한) 경기력은 신경 쓰지 말라"며 로하스를 격려했다는 후문. 로하스는 "감독님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편안하게 경기에 들어가라고 말씀해주셨다"라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은 비슷한 스탠스로 이미 두 선수의 부활을 도운 바 있다. 2022년 막 이적한 박병호를 홈런왕(35개)으로 이끌었고, 2023년 이적생 김상수가 다시 2할대 후반 타율(0.271)을 칠 수 있게 도왔다. 두 선수 모두 직전해 극심한 부진으로 에이징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의 오명을 받았던 선수들이다. 이강철 감독의 "하고 싶은 대로 편하게 하라"는 배려에 반등했다. 로하스도 이강철 감독의 격려에 힘입어 부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로하스는 반등을 자신했다. 그는 일본에서 방출된 뒤인 지난 겨울, 도미니카 리그에서 33경기 타율 0.296, 5홈런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친 바 있다. 로하스는 "도미니카 리그에서 좋아진 모습을 확인했다. 한국에서도 다시 좋아질 거라 믿는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새 시즌 로하스-박병호-강백호로 이어지는 KT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향한 기대가 크다. 로하스는 "누가 봐도 강력한 트리오 아닌가. 상대 투수들 입장에서는 정말 까다로울 것이다"라면서 "중심 타선의 시너지가 이어질 수 있도록 컨디션을 빨리 끌어 올리겠다"라고 다짐했다. 윤승재 기자 2024.03.14 09:13
배구

[IS 피플] "압박감 즐긴다"...배구 여제, 아드레날린 최고치

여자 프로배구 정규리그 1위 경쟁이 클라이맥스에 이르렀다. '배구 예제' 김연경(36·흥국생명)의 아드레날린은 최고치로 솟구치고 있다. 김연경은 지난 5일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도드람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의 6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 36점·공격성공률 50%를 기록하며 소속팀 흥국생명의 세트 스코어 3-1 승리를 이끌었다.올 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을 해냈고, 고비마다 상대 에이스 브리트니 아베크롬비의 공격을 블로킹하며 기세 싸움을 이끌었다. 승부처였던 3세트 후반에는 특유의 클러치 능력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흥국생명은 26승(7패)을 거두며 승점 73을 쌓았고, 이날 기준으로 한 경기 덜 치른 현대건설을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김연경의 활약은 새삼스럽지 않다. 눈길을 끄는 건 그의 강철같은 체력이었다. 김연경은 30점까지 진입한 2세트 듀스 승부에서 결코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4세트 막판, 22번이나 공격을 주고받는 '메가 랠리'를 자신의 손으로 끝낸 뒤에도, 고개를 숙이고 숨을 고른 다른 선수들과 달리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김연경은 이날 올 시즌 130번째 세트를 채우며, V리그 기준으로 이 부문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어느덧 3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 전성기만큼 체력이 넘칠 순 없다. 현재 시점이 정규시즌 마지막 라운드(6)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도 팀 에이스인 그에게 제대로 휴식을 주지 못하고 있는 점에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정작 김연경은 개의치 않고 있다. 5일 기업은행전이 끝나고 만난 그는 "감독님이 (서른여섯 살인) 내 나이를 모르시는 것 같아서 종종 상기시키고 있다"라고 농을 던진 뒤 "원래 시기는 누구나 힘들기 때문에 수면·식단·근력 관리 모두 더 철저하게 하고 있다. 꾸준히 하는 게 쉽진 않지만 트레이닝 코치님 등 도와주는 분들이 많다. 남은 (정규시즌) 세 경기도 일정이 빡빡하지만, 그래도 지난해와 비교해 체력이 괜찮은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했다. 실제로 김연경은 6라운드 진입 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기업은행전까지 치른 세 경기 모두 공격성공률 45% 이상 기록했다. 1라운드 1~4차전 이후 처음으로 세 경기 연속 45%를 넘어섰다. 경기 기복이 있었던 5라운드 여섯 경기에선 평균 43.14%였다. 김연경은 이에 대해 "매 경기, 매 세트 결과에 따라 승점 추가와 순위가 달라진다. 아무래도 순위 경쟁이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고, 많은 경기가 남아 있지 않다 보니 집중력이 더 높아지는 것 같다"라고 했다. 김연경은 지난 시즌(2022~23)에도 순위 승부처에서 높은 집중력을 보여줬다. 흥국생명은 4라운드까지 흥국생명에 승점 3 밀린 2위였지만, 5라운드 5승(1패)을 거두며 1위를 탈환한 뒤 정규리그 끝까지 지켜냈다. 김연경은 4라운드 42.58%에 그쳤던 공격성공률을 5라운드 47.54%까지 끌려올렸다. 이 부문 리그 1위를 차지하며 라운드 최우수선수(MVP)까지 올랐다.김연경은 "아무래도 긴박한 상황에서 아드레날린이 더 분비되는 건 사실이다. 어려운 경기를 많이 해봤기 때문에 내가 그걸 즐긴다는 것을 잘 안다"라면서 "여유가 있는 것보다는 압박감이 있을 때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오는 것 같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는 12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전은 사실상 올 시즌 1위 결정전이다. 상대 전적은 흥국생명이 3승2패로 우세하다. 김연경은 배구팬을 축제로 초대할 준비가 됐다. 그는 "꼭 1등으로 정규리그를 마무리하고 싶다"라는 욕심을 감추지 않으면서 "원정(수원)에서 열리는 경기지만, 핑크색(흥국생명 팀 컬러) 유니폼을 입은 분들이 많이 오셨으면 좋겠다. 재밌을 것 같다. 배구팬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를 보여줄 것"라고 힘주어 말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3.06 11:14
배구

흥국생명만 만나면 흔들리는 현대건설 리시브...국내 공격수 분전 절실해

V리그 여자부 1위 현대건설은 지난 12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위 흥국생명과의 5라운드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0-3으로 완패했다. 4세트 안에 이겼으면 승점을 9까지 벌릴 수 있었던 '6점짜리 매치업'에서 패하며 3 차이 추격을 허용했다. 현재 전적과 승점보다 더 큰 문제는 경기력이다. 현대건설은 3·4라운드에서 흥국생명에 연승을 거뒀다. 패한 1·2라운드도 모두 5세트 승부였다. 5라운드는 완패였다. 이날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상대에 압도당했다. 수준 이하의 배구를 했다"라고 했다. 평소 성향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갈이다. 현대건설은 변수가 있었다. 올 시즌 공·수 살림꾼 역할을 해준 위파위 시통이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다. 올 시즌 268득점을 기록하며 리시브 효율 39.62%를 기록했던 선수다. 지난해 12월 치른 4라운드 흥국생명전에서는 리베로 김연견 다음으로 많은 리시브(17개)를 받아, 효율 52.94%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5라운드 맞대결에서 위파위 공백을 메우기 위해 김주향과 정지윤, 다른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를 투입했지만, 두 선수 모두 20%대 초반 리시브 효율을 기록하며 고전했다. 공격의 시작인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다 보니, 득점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강성형 감독도 "체력 저하는 변명이다. 위파위 자리에서 결국 마이너스가 나왔다. 상대가 오늘 서브 준비를 잘하기도 했다"라고 진단했다. 흥국생명 에이스 김연경은 경기 뒤 "말은 할 수 없지만, 현대건설을 흔들기 위한 계획이 있었고, 이를 잘 해냈다"라고 전했다. 경기력을 고려했을 때 포메이션에 따른 서브 공략 변화로 추측된다. 현대건설은 올 시즌 내내 흥국생명전에서 리시브가 흔들렸다. 다른 6개 구단 중 가장 낮은 29.74%를 기록했다. 가장 높은 IBK기업은행전 기록은 39.87%. 현대건설이 흥국생명 서브에 얼마나 고전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수치다. 35% 이상 기록한 승부는 3라운드 한 번뿐이었다. 흥국생명은 옐레나 므제라노비치의 대체 선수로 합류한 윌로우 존슨이 실력과 팀 융화력 모두 빼어난 모습을 보여주며 5라운드 4연승을 거뒀다. 반면 현대건설은 5라운드 2차전이었던 정관장전에서 패하며 주춤했고, 난적 흥국생명에도 잡혔다. 지난 시즌도 외국인 선수(야스민 베다르트)가 허리 부상으로 이탈한 뒤 급격히 경기력이 떨어지며 1위를 지키지 못했다. 위파위가 주포 모마 바소코나 대들보 양효진만큼 영향력이 큰 선수가 아니고, 부상도 심각한 건 아니지만, 현대건설이 무시할 수 없는 변수를 안은 건 분명하다. 올스타 브레이크 전과 두 팀의 기세가 달라진 상황. 현대건설은 정규리그 35차전에서 흥국생명과 마지막 승부를 펼친다. 상황에 따라 1위 결정전이 될 수 있다. 결국 현대건설 키플레이어는 결국 국내 레프트들이다. 위파위 복귀를 떠나 다른 선수들이 더 안정적인 리시브를 해줘야 한다. 특히 공격력 유지를 위해 코트를 떠나기 어려운 정지윤의 역할이 중요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2.14 13:07
국가대표

'제로 엔딩'으로 끝나버린 클린스만의 악수들

허망한 탈락이었다.64년 만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던 클린스만호의 여정이 4강(준결승)에서 끝났다. 지난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4강에서 요르단에 0-2로 완패한 결과다.우승의 한을 풀 적기라는 기대감이 컸기에 실망감도 컸다. 이번 대표팀은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필두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역대 최고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외신들이 한국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았던 가장 큰 배경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도, 선수들도 우승을 자신했던 이유이기도 했다.그러나 결과는 ‘제로 엔딩’이었다. 우승이라는 목표는 우승컵 없이 빈손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끝났고, 특히 4강 요르단전에서는 무득점에 유효슈팅 0개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남았다. 대회 전반을 돌아보면 결국은 ‘예견된 참사’라는 평가다. 대회 기간 내내 악수(惡手)에 악수만을 더했던 클린스만 감독의 책임이 가장 클 수밖에 없다.최종 엔트리부터 ‘실패’최종 엔트리 구성 단계부터 꼬였다. 이번 대회 엔트리는 23명에서 26명으로 확대됐다. 체력 소모가 큰 포지션을 중심으로 여유 있는 선수 선발이 가능했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확대된 엔트리를 어린 선수들을 위한 경험의 장으로 활용했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제대로 시험대조차 오르지 못했던 이들이 돌연 아시안컵 일원이 됐다.부임 후 선수 풀을 넓히는 대신 플랜 A만을 강조했으니, 26명을 정예로 꾸리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었다. 소속팀에서 기회를 받지 못하던 선수가 승선하거나, 4강까지 치르는 여정 동안 1분도 뛰지 못한 선수가 5명이나 됐던 건 선수 운영 폭이 매우 좁았다는 뜻이었다.그 여파는 고스란히 대회 기간 내내 변수가 됐다. 추가 발탁 없이 4명으로만 구성된 측면 수비는 부진·부상 악재에 흔들렸다. 황의조가 불법 촬영 혐의로 제외된 뒤에도 추가 공격수를 발탁하지 않은 건 조규성(미트윌란)의 거듭된 부진에 적절히 대처할 수 없었던 원인이 됐다. 전술적 패착 반복에 '부상 미스터리'고집에 가까웠던 클린스만 감독의 선발 라인업과 거듭된 패착도 문제였다. 대회 초반엔 측면 수비수 이기제(수원 삼성)가 부진한 경기력에도 2경기 연속 선발 기회를 받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조규성은 대회 기간 내내 경기력이 크게 떨어져 있는데도 6경기 중 4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그가 유일하게 골을 넣은 경기는 후반 조커로 나선 경기였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 파격적인 스리백도 결과적으로는 실패였다.그의 가장 결정적인 패착 중 하나는 조별리그 최종전 말레이시아전 최정예 가동이었다. 로테이션을 활용할 기회였는데도 사실상 최정예를 가동했다. 그 여파는 이후 토너먼트 2경기 연속 연장 승부 등과 맞물려 선수들의 체력 고갈과 경기력 저하로 이어졌다.대회 기간 내내 끊이지 않던 부상 이슈는 미스터리였다. 대회 직전 평가전에서 부상을 당한 황희찬은 불가피한 상황이었지만, 김진수(전북 현대)는 아예 부상을 안은 채로 대회에 나서 초반에 계속 결장했다. 골키퍼 김승규(알샤밥)는 훈련을 하다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이후에도 이기제, 문선민(전북) 등 부상 선수들이 끊이지 않았다. 내부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었다.‘무전략·무전술’ 예견된 참사클린스만 감독만의 뚜렷한 전술적인 색깔 역시 찾아볼 수 없었다. ‘클린스만의 전술은 해줘 축구’라는 팬들의 비아냥 역시 특별한 전술이나 세부 전략 없이 오직 선수들 개개인의 역량에만 기댄다는 비판이기도 했다.실제 이번 대회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적인 역량이 빛난 경기는 한 경기도 없었다. 한국이 토너먼트 16강전과 8강전에서 후반 막판 상대를 몰아쳤던 흐름은 먼저 골을 넣은 상대가 수비라인을 내린 덕분이었다. 상대를 압도하는 시원한 승리가 없다는 점, 6경기에서 무려 10실점이나 허용할 만큼 수비 조직력이 무너졌다는 점은 클린스만 감독 체제의 전술적인 완성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의미였다.상황에 따른 대처가 기민한 것도 아니었다. 답답한 경기 흐름이 이어지거나, 득점이 절실한 상황에서도 전술 변화나 교체 등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킨 사례는 없었다. 요르단전 직후 미국 매체 ESPN은 “상대의 압박과 유연한 공격에 클린스만 감독은 아무런 해답도 찾지 못했다”고 한국팀의 경기력을 설명했다. 이번 대회 클린스만 감독의 역할을 압축한 표현이었다.김명석 기자 2024.02.0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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